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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知止)의 지혜를 구하며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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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4  10: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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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 시끄럽다. 나이 든 원로들은 해방 후 혼란하던 시대로 되돌아갔다며 걱정이 대단하다. 신문이나 TV를 보고 싶지 않을 혼란한 사회, 그것은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의 행태 때문이다.

소시민과 경제인들이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을 흘리며 애쓰고 있는데 시회 지도층의 식자나 정객들은 오히려 그들의 의욕을 꺾어버린다.

어찌 그리 비리가 판을 치고 사회 정의를 무시한 불법이 횡행하는지, 배운 도둑이 더 무섭다더니 관련법을 아는 자들이 더 불법을 저지른다. 그래서 유리봉투 속에서 사는 소시민들은 상대적박탈감에 가슴이 탄다.

노자는 도덕경 44장에서 명예와 목숨과 재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가깝고 소중하냐고 묻는다. 지나치게 아끼면 크게 써버리게 되고 많이 쌓아두면 크게 잃는다고 지적한 후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知止不殆可以長久)’를 교훈처럼 제시했다.

"만족할 줄 알아야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으니, 그래야 오래갈 수 있다’‘는 여유다. 소위 분수를 알라는 것이다.

요즈음 가진 자들의 행위를 보면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메운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누구나 욕심이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노자의 지지(知止)철학을 외면하면 명예도 잃고 돈도 잃고 건강도 잃는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늙은 소 콩밭으로 간다’는 속담도 욕심이 많은 자를 경계하는 가르침인데 노회하면 노회할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더 욕심 부리는 현상을 지적하는 말이다.

법(法)은 물이 흘러가듯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상태를 가리킨다. 그런데 요즈음의 뉴스는 모두가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려는 데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지도층들이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는 양분법적 사고에 젖어들어 싸우고만 있으니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어디 그뿐인가. 내가 하는 것이 옳으니 너는 무조건 따라오라는 강제적 요구에 국민들도 경직돼 있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는 상호 인정이 있을 때 사회는 공동선을 이룰 수 있다. 모두가 아닌 것만 들추며 선의의 경쟁보다는 필살의 경주를 하면 그 나라는 내일이 없는 불행을 반복할 뿐이다.

어디쯤에서 멈출 것인가. 남한산성에서 청나라군사에게 45일 갇혀있을 때도 주화파와 척화파는 목숨을 걸고 싸웠다.

6·25 전쟁으로 부산으로 수도를 옮긴 상태에서도 국회의원을 잡아 가두고 개헌을 하는 추태를 보인 것이 우리 지도자들의 모습이다.

그 결과의 불행을 우리는 숱하게 지켜보았다. 결론이 없는 정치인의 싸움, 화합이 없는 직선의 필살기에서 우리는 어떤 내일을 기대해야 하는지 걱정스럽다.

운전은 핸들을 한 손으로 잡는 것보다 두 손으로 잡고 주변을 살피며 갈 때 가장 안전하고 빠르다.

진영논리에 양분된 국민의 사고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지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때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노자의 도덕경을 읽어야 할 이유다.

강기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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