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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달인이었는데…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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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5  09: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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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함께한 친구 부부끼리 안면도에서 만나 뒤풀이를 했다.

아내는 갓김치와 파김치, 물김치, 배추김치 그리고 명태껍질 볶음을 가져갔다. 고추장아치와 매실 조림은 인기 메뉴였다. 부추와달래에다 바지락을 넣은 부침개도 부쳤다.

아내는 요리를 잘하는 편이다. 음식 만드는 일을 대단치 않게 생각하며, 금세 뚝딱 만들어 식탁 위에 차려놓는다. 무엇보다 요리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 마음이 곱다.

그렇게 오랫동안 인정받던 아내의 요리 솜씨에 손자 손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아이들의 입맛이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지고 잦은 외식으로 변화를 맞은 까닭이다.

점차 까다로워지는 딸의 음식타박도 한 몫 거든다.

사람의 미각은 13세를 정점으로 하여 점차 쇠퇴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미각이 떨어져 맵고 싸게 디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아내라고 여기서 벗어나지 못함이 분명하다.

영양학자나 의사들은 맵고 짠 음식이 위장 질환과 고혈압의 원흥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전통 음식의 대표 격인 김치와 찌개, 그리고 구묵에는 소금과 된장, 간장, 고춧가루가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음식이 짭짤하고 얼큰하며 칼칼해야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잘 먹었다고 한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면 몸보신을 했다고좋아한다.

아내는 친정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많이 배웠다. 아직 장모님의 계란찜은 따라가지 못한다. 처가를 찾아간 사위에겐 닭요리가 최고라며, 장모님은 매번 닭백숙을 차려주셨다.

이를 본받아 아내는 사위에게도 닭백숙이나 닭곰탕을 요리해 주곤 한다.

아내는 시집살이 시어머니로부터 전통 요리를 배우지 못했다. 책을 별로 하지 않아 시어머니로부터 전통요리법을 배우지 못했다.

책이나 TV에서 본 조리법을 적어놓고 그와 같은 음식을 만들어 낼때도 있다. 가끔 음식점에서 먹어본 외식을 흉내 내기도 하는데,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내가 잘했다고 치하하면 좋아한다. 요리에 대한 아내의 의욕이 차츰 줄어들고 맛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 주말 아들네 식구들이 집에 다녀갔다. 아내는 닭볶음탕 요리를 내놓았는데, 며느리가 맛있다면서 요리법을 알려달라고 졸랐가 비법은 묵은 김지를 봉고 자글자글 익힌 것뿐이었다.

나는 '며느리의 말을 그대로 믿느냐? 시어머니 듣기 좋아라고 한 말 같던데.' 하며 아내의 심사를 긁었다.

무엇이든 잘 먹고 맛이 있던 시절에 아내는 요리의 달인이었는데, 이제 입맛도 변하고 아내의 요리 솜씨인들 예전만 할까? 매일두세 끼씩 차려내놓는 정성을 생각하며 맛있게 먹어야 하겠다.

김현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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