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왼쪽
오른쪽
> 사람들 > 현재 하남지역은?
[르포]70년 살았는데 "내집 두고 어디가라고""48년 그린벨트에 재산권 행사 못했는데 이제는 쫒아 낸다니 분노가 치미네요"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11.26  02:48: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르포]100년 살았는데 "내집 두고 어디가라고"
"48년 그린벨트에 재산권 행사 못했는데 이제는 쫒아 낸다니 분노가 치미네요"

"70여년 살면서 48년 동안 그린벨트(GB)로 묶여 재산권 행사조차 못하게 하더니 이제는 내 땅까지 빼앗아 쫒아 낸다니 분노가 치미네요"

   
 

어둠이 깔린 저녁 7시. 마을 뒤 언덕 자락의 한 집으로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르면 오는 12월 초 부터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의 토지보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를 접하면서부터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버스를 타고 5분. 동북고등학교를 막 지 날 무렵 경기도 하남시라는 안내표지판과 창문 너머 빗줄기 사이로 현수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일방적인 강제수용 철회하라',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정책에 반대한다' 현수막에 적힌 각종 구호들이 버스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교산지구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하남시 교산동 일원이 3기 신도시 예정지로 선정된 이후 들썩이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한창 내년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지만 일손을 놓고 있는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무력감이 짙게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2018년 12월, 12월, 3기 신도시로 지정한 한편, 교산지구는 하남시 천현동과 교산동, 춘궁동, 상·하사창동 일원 649만㎡(196만평) 규모로 3만2천 가구가 들어서고 나머지는 관광 및 일자리 · 레저복합단지로 개발된다.

하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은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40여 년간 집한칸 증축이나 화장실하나 제대로 못 짓는 등 국민의 기본 권리인 사유재산권을 마음대로 행사해 보지 못하고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쫓겨나 새로운 이주민으로 전락하는 주민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사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내 땅을 가졌음에도 재산권행사를 하지 못하고 서울시민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생존권마저 억누르고 있었지만 이 제와서 서울 집값을 잡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일반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에 대해 결코 동의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정부가 일방적인 지구지정과 토지보상 문제 등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는 채 일방적으로 지정했다"며 " 추진과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는 만큼 정부의 일방적 개발과 통고식 보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상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 등지고 갈 곳 없는 처지로 전락
정부에 토지 팔 생각 전혀 없어…지장물 조사 거부할 것

교산신도시 개발사업은 지난 2018년 12월 정부가 과거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인 공급에서 벗어나 소득계층별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주택을 공공이 신속하게 공급하는 무주택 서민에게 싼값으로 공급한다는 취지로 본격 추진됐다.

특히, 하남시의 경우, 이곳에 자족용지 92만여㎡에 판교 제1테크노 1.4배의 기업지원허브, 청년창업주택 등을 배치해 기업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광주향교와 남한산성 등 문화재와 연계한 한옥마을과 백제문화 박물관, 역사문화공원, 탐방로를 조성한다는 것.

반면 토지주들은 주민의 의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개발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조상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을 등지고 갈 곳도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등 생존권 박탈과 재산권 손실을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신도시 지정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강제수용 위기에 몰린 주민들은 "수십 년간 그린벨트 규제를 받아 오다 느닷없이 쫓겨날 처지가 됐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정부가 토지를 수용해야 하는데, 수십 년간 그린벨트로 묶여 고통을 받아온 이곳을 팔 생각이 없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이명박 정부 당시 지난 2010년 12월 4차 보금자리 시범지구로 지정된 감북동 일원이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면서 가 거세지면서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며 강제수용에 들어갈 경우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정 국민의 보금자리를 위해 주택개발을 시행한다면 지역주민들의 생계와 터전을 일방적으로 빼앗을 것이 아니라 재산과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라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장물조사도 원천 봉쇄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살던 곳을 당장 떠나야 하는 주민들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거부감으로 이어지면서 지장물조사에 동의 할 수 없다는 것.

보상가격은 해당 지역 표준지 공시지가를 이용해 거래 사례들을 참조하지만 교산지구 부지의 경우 대부분 개발 제한 구역(그린벨트)로 대부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보상가격으로는 주변에 비슷한 땅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긴 내 집이 있고 밭이 있는 곳이여, 나보고 여기 떠나 어디로 가라고 하는 거여"
토지주 반발 거세 사업 추진 늦을 수 도…내주부터 LH·하남도시공사 항의 방문 예정

교산동 일원이 3기 신도시 예정지구로 발표된 지 23개월째인 20일 오후 고골초등학교 주변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만난 이모(65·남)씨는 향후 거취를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뜸 "여긴 내 집이 있고 밭이 있는 곳이여, 나보고 여기 떠나 어디로 가라고 하는 겨여"

"40여년간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토지가 6~7년 전부터 마을 곳곳을 시작으로 우선 해제돼 그나마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또 다시 재산을 강제로 빼앗으려는 태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조용한 마을에 돌을 던져 평지풍파를 일으킨 꼴이지…"라며 역정부터 냈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외지인을 위한 보금자리로 지정된 것은 정부가 돈벌이를 위해 외지인을 불러들여 원주민을 내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정부나 지자체 관계자가 주민들의 의사를 물어온 적도 없고 변변한 설명조차 외면했다며, 이미 자리를 정해 놓고 구색만 갖춰 부지를 선정했다고 불만이 높다.

마을 안쪽 작은 음식점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는 안모(69·남)씨도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비닐하우스를 가리키며 "이곳이 나의 직장이고 저기 보이는 곳이 내집이여, 여길 떠난다면 직장과 집을 다 잃게 되는 거잖아, 보상을 받아 여길 떠나면 직장은 고사하고 전세비나 건질지 몰라"라며 이주 걱정까지 했다.

주민 석모(58·남) "주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공이라는 미명아래 강제로 토지 수용에 나선다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장물 조사에 대해 "절대 응할 수 없다" 며  "지장물조사를 받고 나면 시행자가 주민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은 물론 지장물조사가 끝나면 보상대상자로서 협상무기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지장물 조사 거부이유를 밝혔다.

"엊그제 마음이 맞는 분들과 의논을 했어. 다들 걱정이 많았지. 보상비도 그렇고 아이들 교육도 그렇고, 정부가 주민의 의사를 외면하도 적당히 얼버무린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지"라며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정부가 일방통행식 사업강행이 아닌 주민들과 진지한  협의를 통해 요구조건을 수용한 다음 , 협의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면 조사에 응할 수 있다는 게 순리라는 것.

김모(60·여)씨는 “정부가 주민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개발계획을 발표했다”며 “, 주민과의 협의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업추진 일정을 전면 거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비롯한 생계대책 등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부터 시행사인 LH공사와 하남도시공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전체기사의견(0)
가장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광고문의찾아오시는 길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저작권문의
경기도 하남시 대청로 33(신장동 현대베스코아빌딩 6층 22호) | 대표전화 : 031-795-4992
등록번호 : 경기 아50871 | 등록일 : 2014년 1월 24일 | 발행인/편집인 : 이 재 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은숙
Copyright © 2021 하남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