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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박 잡으려다 쪽박차는 미사리 경정공기업이 돈벌이 급급 오해 불러 일으켜…도박중독자만 양산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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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3  03: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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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게임에는 커트라인과 비상구가 없습니다. 한번 빠져들면 마약을 먹은 것처럼 마력에 휘말려 100원짜리 동전까지 모조리 털리고 나서야 마음이 가라않죠. 어쩌다 한번씩 와서 몇천원씩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스스로 제어가 안돼  무차별적으로 베팅을 하다 보면  '패가망신' 은 불 보듯 뻔합니다. 

   
 
승률이 30분의 1인 배와 싸워 이긴다는 생각을 하면 오산이고  또 게임에는 '행운의 여신'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2002년 미사리 경정장 개장때 부터 이곳을 찾았다는 심모씨(33 자영업)는 "병폐중의 하나는 베팅을 하기만 하면 크게 돈을 딸 수 있다는 것이며 6년 정도를 경정장에 다니다 보니 이제는 자신을 억제할 수 없을 상태까지 와있을 정도로 도박 중독에 걸려있다"고 말한다. 

하남을 상징하는 검단산의 바람이 산기슭을 타고  미사리 강가를 향해 불어오는 지난해 9월 마지막 주 이지만 연일 20도 이상을 오르내리며 한여름 날씨를 연상케 한 지난 21일 오후3시, 하남시 미사리  경정장.

친구과 함께 2번째 경주에 몰두하고 있던 구모씨(46·여· 서울시 강동구)는 "3년전에 구경삼아 이곳에 왔었는데 이렇게 발목을 잡힐 줄 몰랐다"며 "200만원을 갖고 왔으나 모두 잃고 친척에게 급한일 이 있다며 100만월을 계좌로 입금받아 마지막 경주까지 베팅할 예정"이라고 착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서로 베팅에 대한 분석이 달라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은 채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큰 소리로 떠들며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같은 날  오후, 경정장입구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이곳을  3년째 찾고 있다며   "지난주 수요일에는 오전 3게임에 900만원 모두를 다 잃었다는 손님 1명을 태우고 하남시에 현금지급기가 설치된 은행 을 모조리 돌아다녔다"며 "택시비 2만 5천원은 계좌로 송금 받았다"고 말했다.

미사리 경정장이 개장된 지 8년차로 접어들면서  '게임' 중독으로 패가망신 했다는 사례는 요즘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경정장에서 자동차로 10분대 거리에 위치한 하남시의 주민 상당수가 게임에 빠져 가지고 있던 부동산과 현금을 탕진해 버려 이혼을 하거나 노숙자로 전략해 가정이 깨진 경우 경우도 가끔씩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국가기관은 물론 시민운동단체 및 일반 주민들의  견해는 비교적 냉담하다.

이들은 한결같이 "가산탕진 등 도박중독증에 대한 우려는 이미 경정장을 개장하기 전부터 예상했던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인정한 도박인데 자제력을 잃은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이들은 경정장이 들어선 이후 나타나고 있는 ▲ 지역주민들의 근로의욕 상실과 한탕주의  ▲돈의 가치에 대한 무감각  ▲학생들의 교육 윤리 실종  등을 더 경계하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경정장을 대상으로 활개를 치고 있는 고리대금자들과  이에 편승한 폭력 등 범죄행위, 이용자들의 빈부격차 등 게임이 몰고온 사회적 병폐는 시급히 해결하거나 최소화해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 조모씨(49 하남시 천현동) 는 "도박중독을 치유할 수 잇는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경정장 개장이후 지역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직업의 신성함이 상실되고 한탕주의 풍조와 청소년들의 학습의욕  상실 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모씨(55 하남시 미사동)도 "일부 지역 주민들간에는 경정으로 한밑천을 챙겨야 겠다는 한탕주의 현상이 이제는 도를 넘어 위험수위까지 이른것 같다"며 "이들이 과거를 지렛대 삼아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할 생각을 하지 않는 한 경정장은 사람을 망치는 독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미사리 경정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민체육공단 경주사업본부도 이 같은 현상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주사업본부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에게 자극을 주지 않고  도박중독증이 우려되는 입장객들에게는 절제하도록 권유하거나 퇴출 조치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나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경주사업본부가 전문가 그룹을 통한 도박치유프로그램 개발 및 도박치유센터 설립을 서두르고 있고 주민들 사이에 불거지고 있는 각종  병리현상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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